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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14

옥씨부인전 리뷰 (신분제, 정체성, 연대) 누군가 "당신은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 제 이름 대신 직함이나 타인이 기대하는 수식어가 먼저 떠오르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춰 가면을 쓰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나와 연기하는 나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JTBC 드라마 '옥 씨 부인전'의 구덕이가 죽은 양반 규수 옥태영의 삶을 대리하며 겪는 정체성 혼란은, 제가 조직의 완벽한 인재상을 연기하느라 진짜 제 성향을 억누르고 살았던 시절과 겹쳐 보였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신분제 사회의 잔혹함과 생존 전략조선시대 노비 구덕이는 태어날 때부터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했습니다. "구더기"라는 멸칭으로 불리며, 인간 이하의 .. 2026. 3. 2.
클리닝업 리뷰 (투명인간, 내부자거래, 자본주의) 솔직히 저는 '클리닝업'을 보기 전까지 미화원이라는 직업이 정보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청소 노동자는 건물 안에서 가장 비가시적인 존재로 여겨지지만, 역설적으로 그 투명성 때문에 가장 많은 것을 목격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는 증권사 미화원 용미가 우연히 접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저 역시 과거 대형 사무실 빌딩에서 야간 보안 업무를 하며 비슷한 감각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이 드라마의 설정이 결코 허무맹랑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투명인간이라는 무기와 비극드라마 속에서 용미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이라 칭합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증권사 직원들은 미화.. 2026.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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