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는 한국 산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엄홍길 대장과 박무택 대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거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던 젊은 산악인들의 열정과, 끝내 돌아오지 못한 동료를 위해 다시 산으로 향하는 휴먼원정대의 숭고한 여정을 그려냅니다. 단순한 등반 영화를 넘어, 산악인으로서의 책임과 동료애, 그리고 '내려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작품입니다.
실화 배경: 박무택 대원과 엄홍길 대장의 인연
영화 <히말라야>의 실화 배경은 1992년 네팔 대들 과 등반을 준비하던 엄홍길 대장의 결단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시신을 끌고 하산하다 탈진한 대원들이 발생했을 때, 엄홍길 대장은 "부상자들 먼저 데리고 내려간다"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함께 시신을 운구하려 했고, 이에 엄홍길 대장은 "잘났다고 혼자 설치는 새끼들은 산에 오를 자격이 없어. 너희 새끼 두 번 다시 산에 오를 생각하지 마"라며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이 사건은 산에서 생존자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냉혹한 원칙을 보여주는 동시에, 젊은 산악인들의 의리와 열정이 충돌하는 지점이었습니다.
7년 후,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목표로 하던 엄홍길 원정대 앞에 익숙한 얼굴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그때 질책받았던 박무택과 동료들이었습니다. "대장님한테 받아주십시오"라며 넉살 좋게 비벼보지만 엄홍길 대장은 "집으로 돌려보내, 이 새끼들 집에 가 있어"라며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러나 무택은 "여기까지 일주일 동안 새 빠지게 걸어왔습니다. 5년 사긴 여자친구랑도 헤어졌습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간절히 호소했고, 결국 엄홍길 대장은 그들의 열정을 인정하게 됩니다. "8000m 위에는 산소가 있겠냐 이놈들아"라며 고강도 훈련으로 단련시키면서도, 그들의 독한 의지를 존중했습니다. 특히 박무택은 꿈을 위해 5년간 지켜온 연인 수영과도 이별을 결심할 만큼 산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고, 이는 영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감정선으로 작용합니다.
실화 배경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박무택이 점차 엄홍길 대장을 닮아간다는 점입니다. "누구 닮아간다"는 동료들의 말처럼, 무택은 산에 대한 태도와 책임감에서 스승의 모습을 따라갔습니다. 히말라야 14좌 중 13번째 정복에 나서면서 "계산 복잡하게 생각하면 산에 절대 못 갑니다"라는 무택의 말은, 산악인으로서의 순수한 열정과 각오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정상 공격 중 고산병에 시달리고, 악천후 속에서도 "솔직히 지금 너무너무 춥고 배고픈데 너무너무 행복합니다"라며 웃던 무택의 모습은, 산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한 청년의 순수함을 담아냅니다. 엄홍길 대장과 무택이 단둘이 정상을 향하며 나눈 대화 "그때 그 아가씨 꼭 잡아라. 너 지금 이 순간 누가 제일 먼저 보고 싶냐? 그게 바로 네가 다음에 오를 산이야"는 산악인으로서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삶 사이의 균형을 묻는 장면이었습니다.
엄홍길 원정대: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향한 도전
엄홍길 원정대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은 한국 산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13번째 정복을 앞두고 벌어지는 원정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멀지 않은 목표 달성에 들뜬 대원들"은 카메라 앞에서 순수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담배 끊어야 되나? 끊어도 끊는 게 아니고 참는 거라 하잖아요"라며 웃음을 나눕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모습들은 산악인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들이 마주할 위험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합니다.
정상에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고산병이 찾아오고, "코딱지가 코에 딱 껴 있는 그냥 숨쉬기 힘든 게 고산병"이라는 대원의 말처럼 극한의 환경이 시작됩니다. 엄홍길 대장은 "내일 정상 공격에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라며 결단을 내리지만, 악천후가 계속되자 "일단 베이스캠프로 철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무택의 상태가 심상치 않자, 엄홍길 대장은 "내가 쟤 데리고 단독 등정한다"며 위험한 선택을 합니다. "야 이 새끼, 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라"는 대장의 만류에도 무택은 "킬 것도 모르는데 일단 올라가시다. 제가 선택하겠습니다"라며 따라나섭니다.
갑작스러운 빙벽 붕괴로 셰르파마저 잃고 둘만 남은 상황에서, 엄홍길 대장과 무택은 정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거 벌써 정상에 올렸을 시간인데"라며 베이스캠프와 연락이 두절된 채 해는 저물어가고, 모두가 포기한 순간 "대장님 우리 살아서 돌아가면 넌 나하고 약속 하나 하자"는 대화가 오갑니다. 무택이 "칸첸중가에 데려가 달라"라고 청하자, 엄홍길 대장은 자신의 꿈을 고백합니다. "14좌가 다가 아니다. 에베레스트, 로체... 16좌"라는 말은, 산악인으로서의 끝없는 도전 정신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당연히 가야죠"라는 무택의 대답과 함께 히말라야는 마침내 문을 열어주듯 햇살을 비추며, "대장님 우리 살아 있습니다. 100미터만 하면 정상"이라는 무전과 함께 13번째 정복에 성공합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데 어떡하지"라는 무택의 말은 정상의 기쁨과 동시에 산악인으로서의 끝없는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휴먼원정대: 동료를 위한 마지막 산행
4년 후, 박무택은 결혼한 수영과 함께 여러 고봉을 오르며 산악인으로서의 꿈을 이어갑니다. "시샤팡마 정상입니다"라는 무전은 그의 성장을 보여주지만, 곧 비극이 찾아옵니다. 에베레스트에서 하산하던 무택은 추락하던 동료를 살리다 설상에 고립되고 맙니다. "야 재현아 먼저 내려가라 갈 거 없다. 구조대랑 같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무택의 무전을 마지막으로, 그는 데스존에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구조 요청은 "저도 힘들게 잡은 기회예요. 죄송합니다"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 묵살되고, "당장 내려오나 올라갑니다. 지금 밖에 영하 30도가 넘어. 계산 복잡하게 생각하면 못 올라갑니다"라며 홀로 오르려던 선배도 저지당합니다.
엄홍길 대장은 무택의 소식을 듣고 "시신 반입이라니. 산에 올라갔고 산이 됐어. 그걸로 끝이야"라며 냉정한 태도를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깊은 상실감에 휩싸입니다. 그러나 후배 철구가 "제가 회사도 막 취직했고 결혼 준비나 잘해"라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함께 가겠다고 하자, "그날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다 알아"라며 그의 진심을 알아봅니다. 결국 "왕년의 멤버들 다 모였네. 내가 불렀다. 철구가 제일 먼저 같이 가고 싶다고 나한테 얘기했어"라며 휴먼원정대가 결성됩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휴먼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는 선언은, 단순한 시신 수습이 아닌 동료에 대한 책임과 사랑을 실천하는 숭고한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달이 넘어가는 수색 과정에서 "등정 안 된 새끼들 다 내려가라"는 엄홍길 대장의 냉정한 지시에도, 누구 하나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무택의 시신을 발견한 순간, "무택을 찾았습니다. 여기 서 있어요. 너무 추워서 기다렸습니다"라는 무전은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립니다. 온몸이 얼어붙어 100kg에 달하는 무택의 시신 앞에서, "히말라야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는 내레이션은 산의 냉혹함과 동시에 산악인의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수영이 "오빠가 산을 떠나고 싶지 않은가 봐요"라며 눈물을 흘리자, 엄홍길 대장은 "햇볕 잘 지는 동쪽 능선에 우리가 돌무덤 만들어서 무택에게 잘 묻어주고 내려갈게"라며 마지막 배려를 합니다. 영화는 무택이 늘 가지고 있던 편지 "넌 날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를 전해받은 수영의 모습과, 무택과의 약속이었던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의 모습을 비추며 "무택이 가 내 다리가 되어주었다고 믿는다"는 고백으로 막을 내립니다.
영화 <히말라야>는 실화를 바탕으로 산악인의 삶과 죽음, 그리고 동료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엄홍길 대장과 박무택 대원의 인연,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향한 도전, 그리고 동료를 위해 다시 산으로 향한 휴먼원정대의 이야기는 "산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와야 끝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도전과 희생, 책임과 사랑을 묵직하게 담아낸 이 영화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놓치고 있을 중요한 가치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 클리: https://www.youtube.com/watch?v=YO5IjHif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