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개봉한 영화 <나이트크롤러>는 성공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인간의 도덕성을 무너뜨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정규교육도 제대로 된 경력도 없지만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성공을 꿈꾸던 루이스가 나이트크롤러라는 직업을 통해 승승장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윤리와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루이스의 성공 과정과 비윤리적 행보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외곽 가한 동네에서 도둑질로 살아온 루이스는 우연히 사고 현장을 촬영하는 나이트크롤러들을 목격하고 그들의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늘 하던 대로 남의 물건을 훔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한 그는 본격적으로 이 일에 뛰어듭니다. 초보 실수를 반복하던 어느 날, 우연히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큰 사건을 가까이 촬영하게 되고 선배 나이트크롤러가 방송국과 거래하는 모습을 보며 사업의 가능성을 깨닫습니다.
시청률 하락에 조급함을 느끼던 뉴스 책임자 니나는 루이스의 자극적인 영상을 마음에 들어 하며 그와 거래를 시작합니다. "시청자들은 적나라한 사건 소식을 좋아한다"는 니나의 말은 현대 언론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루이스는 사고 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 경찰 전파를 공부하고 조수까지 고용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세팅합니다. 그의 성공은 단순히 부지런함의 결과가 아니라, 피해자의 인권이나 윤리 따위는 무시하고 자극적인 영상을 위해 현장을 극적으로 꾸미거나 피해자의 위치를 카메라에 담기 좋은 곳으로 옮기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의 결과입니다.
루이스의 영상이 담긴 뉴스는 언제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갱신합니다. 도덕성과는 별개로 자극적인 콘텐츠는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루이스에게 칭찬과 인정, 그리고 금전적 보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성공의 맛을 본 그는 니나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하고, 뉴스의 시청률을 올려주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관계까지 요구합니다. 단순한 식사 자리로 생각한 니나와 달리 루이스는 영상을 무기로 그녀를 협박하며 갑과 을의 위치를 뒤집습니다. 이는 자본이 권력이 되는 현대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언론 윤리의 붕괴와 시청률 지상주의
대형 여객기 추락이라는 특종을 빼앗기고 조롱당한 루이스는 분노로 이성을 잃고 라이벌의 차 밑으로 들어가 브레이크를 고장 냅니다.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키고 그 현장까지 촬영하는 소름 끼치는 모습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라이벌의 몰락으로 루이스는 LA 사건 현장을 독점하게 되고, 이는 그의 사업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특종이 없어 시내를 배회하던 어느 날, 루이스는 생각지도 못한 대형 사건을 마주합니다. 범인들이 도망가기도 전에 현장에 도착한 그는 총소리가 가시지 않은 집으로 들어가 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안전한 동네에 사는 부유한 백인들이 집에서 총을 맞아 사망한 이 사건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루이스는 범인들이 나오는 부분을 편집한 후 니나를 찾아갑니다. 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루이스는 자신이 원해온 것들을 그녀에게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제안을 위태롭게 여기던 니나는 루이스의 제안을 수락하고, 그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습니다. 루이스 역시 이제 특종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제안하며 자신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이 장면은 언론이 진실 보도라는 본연의 역할을 잃고 시청률이라는 상업적 가치에 종속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언론과 루이스는 공생 관계를 형성하며, 피해자의 고통은 단지 소비될 콘텐츠로 전락합니다.
조수 릭이 거부감을 표시하며 보상금의 절반을 요구하고 경찰까지 들먹이며 협박하자, 루이스는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범인들을 쫓는 과정에서 벌어진 총격전 추격전 끝에 릭이 범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루이스는 그의 죽음까지 생생히 촬영합니다. 이 영상과 함께 방송국으로 향한 루이스는 대박을 터트리고, 비록 범인의 위치를 감췄다는 의심으로 경찰 조사를 받지만 물증이 없어 풀려납니다.
자본주의 풍자와 소시오패스의 성공
영화는 큰 돈을 벌어 직원들을 고용하고 사업을 확장한 루이스의 성공한 모습을 비추며 씁쓸하게 막을 내립니다. 이 불편한 결말은 관객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집니다. 루이스는 과연 특별한 괴물일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얼굴일까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시오패스적 인물이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성공하는 모습은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입니다.
루이스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현대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경력 없이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던 그가 나이트크롤러라는 직업을 만나면서, 그 욕망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그는 현장을 조작하고, 타인의 불행을 상품화하며, 심지어 사람의 목숨까지 자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제이크 질렌할의 소름 돋는 연기는 이러한 루이스의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해 냅니다. 2014년 개봉 이후 뛰어난 내러티브와 연기력으로 여러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이 스릴러 영화는, 단순한 범죄물을 넘어서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파헤칩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만을 선호하는 시청자, 시청률에 목을 매는 언론, 그리고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영화 <나이트크롤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가?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소비하며 즐기는 우리 자신이 결국 루이스와 같은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과 시청률, 자극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언론의 본질과 도덕적 책임은 어디로 갔는가? 이 불편한 질문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관객의 마음속에 남아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VmpaE-iaQ7s